페르소나 5 클리어

게임/기타 2017. 7. 16. 21:14


스포일러 있음.


플레이타임 1회차 95시간, 2회차 170시간, 3회차 230시간. 플레이 방식은 1회차는 마음대로, 2회차는 올코옵 및 몇몇 트로피, 3회차 플래티넘 달성.


시스템 전반

전작 페르소나 4 더 골든에 비해 편의성이 강화되었다. 듀얼쇼크의 버튼 수 덕이기도 하겠지만 특히 저장이나 통신 기능(유저 선택지 보기)을 간단히 할 수 있어 좋았다.

리모트로 하기 좋다.

화려하다. 빨강과 검정의 조합인지라 눈이 아플 수도 있겠지만 인상에 잘 남는다.

그래픽도 카툰랜더링임을 고려하면 아주 괜찮다. 반면 실사같은 그래픽을 선호한다면 실망한다. 페르소나 5는 어디까지나 캐릭터 디자인(애니메이션풍)에 가까운 모델링이다. 모델링과 일러스트간 괴리가 덜하다.

BGM이 좋다. 그러나 머리에 남는 OST가 몇 있지만 전작(P4G)에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전작에서 좋았던 곡들도 한손으로 꼽아서 실제로 인상깊었던 곡의 수는 5와 비슷할텐데도 이상하게 전작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이것은 취향 문제인 듯하다.

삽입된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좋다. 홍보용으로 제작된 daybreakers와 비교해도 인게임 애니메이션 퀄리티가 압도적이다. 소에지마 시게노리의 화풍을 잘 구현했다.

전투는 시리즈 전통의 턴제이며, 여전히 약점 공략과 총공격이라는 틀을 유지하고 있다. 총기, 페르소나 대화, 코옵 어빌리티로 인한 시스템 변화(추가)로 이전의 심심함을 보완했다.

3의 타르타로스, 4의 던전이 각각 메멘토스와 팰리스로 계승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메멘토스는 타르타로스 형식에 기존까지의 던전 시스템, 팰리스는 퍼즐 기믹이 많이 추가된 시스템으로 차별화 되었다. 적을 습격하는 방식이 다양해져서 좋았다.

이전까지의 커뮤니티 시스템이 코옵 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 코옵 랭크를 올리면 전투 등에 도움되는 어빌리티를 얻는다는 것이 아주 괜찮았다. 연인 시스템과 문어발 제제도 건재하다. 단, 교내 코옵이 동료를 제외하면 없다시피 하다.[각주:1] 동료들마저 다수가 겉돈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거의 동료들과 교류하는 편이다. 대신 교외 코옵이 많다.

평균 플레이 타임이 90시간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것은 단점도 될 수 있다. 뒤로 갈수록 단조로운 던전과(기믹은 다양하지만 전투 방식이 동일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잠을 자며 넘기는 날이 늘어나기 때문에 늘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

플래티넘 따기가 전작보다 쉽다.


스토리

일정 구간까지는 액자식 구성이다. 주인공이 잡히고 취조를 받으면서 과거 일을 떠올리는데, 이 과정에서 주인공을 신문하는 검사에게 의도치 않은 타깃 스포일러를 당하기도 한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장치는 새로운 타깃이 나타날 때, 코옵이 발생할 때 이용되는데 코옵 발생 때 심문실로 돌아오는 것은 흐름을 끊는다는 느낌도 든다.

4보다는 3에 가까운 분위기이다. 주인공부터 범죄자 낙인이 찍힌 상태인지라 작중 취급이 좋지 않다. 4에서 느꼈던 즐거운 학창시절은 5에서 느끼기 힘들다. 

자발적으로 적을 개심시켜야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다. 스토리상 동료에게 위기가 닥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인이 된 상대를 개심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악을 처단하는 괴도단의 모습은 메멘토스 퀘스트로 더 많이 보여주게 된다.

캐치하기 쉬운 복선이 나와서 이후 내용을 짐작하게 만든다. 하지만 최종 보스에게는 깜짝 놀라게 된다. 짐작이나 했을까?

후반부에 갈수록 힘이 빠진다. 캐릭터성이 흐릿해지는 경우도 있다.

엔딩 부근에서 별로라고 생각되는 연출이 있다.


총평

정말 재미있었기에 더 아쉬운 대작.

Take your time.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이 많은 캐릭터성도 4보다 좋다고 느꼈다. 특히 코옵 캐릭터들의 매력이 넘친다. 전작까지는 거의 의무감에 별 생각없이 커뮤를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보다 정을 붙일 수 있었다. 동료를 제외하면 문어발도 딱히 끌리지 않았던 전작에 비해 5에서는 올코옵하는 김에 아홉다리는 기본으로 걸치고 싶을 정도였다고 할까. 개중에는 좀 별로인 캐릭터도 있었지만 '동료 이외에는 관심 없던' 전에 비하면 많이 발전된 것이다.

다만 중요한 동료들의 캐릭터성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초반에 합류하는 안은 어느 순간부터 이도저도 아닌 밋밋한 캐릭터가 되어가고, 류지는 모든 어그로를 혼자 끌어서 소위 모르가나 탈주 사건에서 분명 모르가나의 잘못이 류지와 비슷함에도 대부분의 비판이 그에게만 쏠리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하루의 경우 후반에 합류하다보니 이렇다 할 캐릭터성을 보여주기 힘들고 온갖 사건이 겹치는 상황인지라 그냥 강철멘탈의 성녀가 되어버렸다. 코옵 스토리 등을 보면 분명 각각 매력이 있음은 분명하지만 연출의 문제인가 부족해보이는 모습이 보여서 아쉽다.

스토리도 최종보스의 세계 멸망을 저지하기 위해 싸우는 언제나의 페르소나이지만, 문제는 적을 쓰러트리는 마지막 연출이 영 아니어서 안타깝다. 왜 대중이 따라서 응원하게 된것인지. 이것도 휘말리기 쉬운 대중을 풍자한 것인가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최종보스에 도달하기까지 일종의 중간보스들인 팰리스 관련 스토리는 참 잘 만들었다. 도저히 개심시키지 않고는 못배기는 악역들을 배치했더라. 심지어 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보스들인지라 더욱 현실감 넘친다.

첫 번째 반전, 일종의 대역전극인 그 연출은 정말 멋졌다. 다만 반격하는 부분부터 힘이 빠졌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이다.

악역을 옹호하는 장면도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 캐릭터는 솔직하게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 행적들을 보고도 옹호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추가판 복선이라고 주장하는 부분도 내게는 전혀 복선으로 보이지 않았다. 사실 특정 캐릭터에 대해서는 여기에서 끊어야 스토리의 총체적 난국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얘 관련 분량이 늘어났다가는 괴도단 애들이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 너무 두렵다.

후반으로 갈수록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지만 후반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이 있다. 인연이 힘이 된다는 것을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내준 것이다. 이래서 올코옵을 했구나 보람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처럼 조금 손봐줬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했다. 정신없이 했다. 어지간해서는 2회차도, 플래티넘도 노리지 않지만 5는 3회차에 플래티넘까지 달성했다. 그 단조롭다는 전투 방식도 전보다 스타일리시해져서 지루함이 덜했다. 턴제이면서 긴장감을 넘치게 하는 상태이상하며… 즐기는 방법은 다양했다.

플레이하면서 중간마다 기록해왔지만 정말 손에서 뗄 수 없는 게임은 기록할 여지조차 주지 않더라. 이미 플래티넘을 따서 4회차를 할 필요는 없지만 다시 시작했고 다른 언어판으로 플래티넘을 노려볼까 생각할 정도이다.

그야말로 take your time. 로딩 화면에서 나오는 문구인데 천천히 하라는 뜻이지만 네 시간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보이더라. 괴도단에게 내 시간을 빼앗겼다. 턴제, 페르소나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페르소나 5는 단연 1순위로 추천할 만한 게임이다.


  1. 1명 존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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