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칭송받는 자 시리즈 타이틀을 3~4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으니 나올 법한 게 뭐가 있을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하나는 자장가, 하나는 UTZ인 듯하나 다른 두 개는 어떤 내용일까?


1. 칭송받는 자 제로-투스쿨 전 대전(大戰)

http://blog.hokanko-alt.com/archives/48349716.html

제작진들이 간략하게나마 설정이 준비되어 있다는 전 대전 이야기. 간단하게 말해 투스쿨의 젊은 시절 이야기.


투스쿨: 에루루라는 이름의 언니가 있었으나 어릴적 무티카파의 산제물이 되어 사망. 그런데 에루루에게는 야나미우나(숲의 어머니)의 능력이 있던 것으로 묘사되는데 왜 죽었는지는 모르겠다. 언니에게 물려받은 고리(마스터키) 보유. 대전 중에는 온카미야무카이에서 살고 있었으나 패배 이후 야마유라에 정착.

하쿠오로: 당시 본인의 이름을 하쿠오로라고 자칭하고 있었다. 와베, 오보로의 조부, 투스쿨이 협력해서 싸웠으나 패배 후 봉인되었다.

오보로의 조부: 케나시코우르페의 왕(오로). 패배 후 인카라의 부모와 권력다툼 결과 몰락하고 만다.

와베: 온카미야무카이의 현대승정.


검은 위찰네미테아: 육체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때도 누군가의 몸을 탈취해서 싸웠을 것이다.

겐지마루: 계약 전에도 굴지의 무인이었으나 위찰네미테아에게 힘을 바랐다.[각주:1]

카루라의 부친: 겐지마루와 동일한 계약을 했다. 전쟁 이후 라르마니오누를 건국했다.


전쟁의 전개 및 이모저모

발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하쿠오로 진영이 초반에는 우세했다. 그러나 '어떤 경위'로 인해 전세가 역전되어 패배하였다.

검은 위찰네미테아가 승리한 이유는 강력한 동료(겐지마루, 카루라의 부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원래도 뛰어났지만 패전의 위기 하에서 위찰네미테아에게 힘을 요구해 계약했을 것으로 추측한다.[각주:2]

다만, 단 두 인물의 물리적 힘이 증가한 것으로 전세가 뒤집혀질 수 있는지가 의문인데 이 계약만이 아닌 어떤 사건이 큰 역할을 했을 것 같다. 하쿠오로가 봉인되는 시점에서 동료 대부분이 사망한 상태라고 하는데 이들이 저 '어떤 경위'로 죽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투스쿨이 대전 기간에 온카미야무카이에 머물렀다는 것을 볼 때 하쿠오로 일행은 온카미야무카이를 본거지로 삼은 걸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장가 본편에서 온카미야무카이와 투스쿨(케나시코우르페) 사이에는 시케리페치무가 자리잡고 있어서 직통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는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시케리페치무가 유목민족이라는 것을 보면 대전 당시에는 그 나라는 없었을 수도 있다. 투스쿨의 젊은 시절은 대략 100~150년 전쯤으로 여겨지므로 당시에는 두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었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본편 시작 시점의 케나시코우르페는 약소국이었던 관계로 대전 이후 시케리페치무가 세워져 영토가 축소되었을지도?

이 시리즈의 필수요소가 되다시피하는 철선도 분명 이때 사용됐을 거다. 투스쿨이 하쿠오로에게 주거나 하쿠오로가 원래 가지고 있던 것으로 추측된다.


번외 1 쿠야 부친의 계약

작중 위찰네미테아는 번갈아 깨어나서 문명을 발전시키고 동시에 깨어나면 싸우다가 진쪽이 봉인당하고 이기면 마음대로 하다가 잠드는 것으로 보인다. 대전 이후 검은 위찰은 자장가 시작 시점 기준 몇년 전까지 깨어있었다. 라르마니오누에게 억압받는 신분이었던 쿠야의 부친이 위찰네미테아의 계약한 결과 아브카무를 받아 쿤네카문을 건국한 것이 길어야 십수년 전이기 때문이다.[각주:3][각주:4]

그런데 계약의 대가가 다름아닌 검은 위찰네미테아의 부하가 되는 것이었다는데, 이미 대전이 끝난 시점에서 부하가 바로 필요한가?

위찰네미테아가 제시하는 대가를 보면 계약 시점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받아내는 듯하다. 인류를 타타리로 바꾼 것도 자기가 그들이 고통받는 것을 원했기에 그러한 것이고 디와 계약할 때도 '알고 싶다'는 바람을 무려 육체 강탈로 이뤄준다. 하쿠오로가 에루루와 계약하면서 자신을 돌보라 한 것도 당시 그의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카루라의 사례를 보면 부모가 계약했을 때 그것이 자손에게도 넘어가는 듯하니 나중에 깨어나서 쿠야의 후손들을 장기말로 써먹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렇다면 카루라가 하쿠오로 측에 붙은 것을 보면 좀 이상해진다. 같은 존재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갈라져서 싸우고 있으면서 상대의 계약자를 자기가 사역할 수 있다는 말인지. 하지만 이 경우 위찰네미테아가 카루라의 부친에게 제시한 대가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니 상관없는 이야기일수도 있다.


쿠야 부친이 재앙신과 계약했다는 것도 다른 화젯거리이다. 알다시피 샤쿠코포루는 해방 이래 자장가 시점까지 온비타이카얀만 믿고 위찰네미테아를 적대시하던 민족이다. 그런 나라의 지도자가 다름아닌 온비타이카얀을 밀어낸 신과 계약했다니…… 무덤까지 안고 가야 하는 비밀이다.

참고로 샤쿠코포루들이 아브카무를 대신이 내려주신 것이라 믿는 건 틀린 게 아니다. 엄연히 인류가 샤쿠코포루를 위해 만들어 줬던 것이기 때문이다.


부하가 되는 것이라는 내용만 보고 대전에서 검은 위찰네미테아 진영을 승리로 이끈 어떤 경위가 아브카무를 탄 샤쿠코포루들의 조력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시점이 맞지 않는다.

만약 이때 계약해서 힘을 얻었다면 라르마니오누에게 지배받기는커녕 지배했을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 소원을 이뤄주겠다는 식으로 십년을 참으라고 할 리도 없지 않은가. 심지어 쿠야 부친이 계약한 이유가 억압받는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번외 2 하쿠오로의 인격 문제

이 하쿠오로는 우리가 자장가에서 본 그 하쿠오로의 성격이 아닐 수 있다. 신이라는 자각이 있고 없고는 생각보다 꽤 차이가 있었다.

단적으로 3에서 오슈토르(하쿠)를 대할 때를 생각해 보자. 상대가 구인류의 일원이라지만 그가 자신의 가족에게 해코지하지 않았음을 아는 전지한 존재였음에도 인류는 욕심 때문에 멸망한 거라며 자신이 앞뒤 안 가리고 분노해서 일을 키웠음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과 비슷한 말도 하지 않았다. 대가가 너무 엄청날 것 같아서 못해준다, 미안하다고 말이라도 했으면 좀 나았겠지만. 

이 부분을 봤을 때 하쿠오로가 아닌 그야말로 위찰네미테아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감정은 전혀 비치지 않고 신으로서 내려다 보는 존재 말이다.

이어서 워시스라는 존재가 어떤지도 파악했을 텐데 마스터키를 건네준 건은 물론 피해를 줄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야마토 사람들의 희생은 희생이 아니라는 건가?

물론 오슈토르의 표현에 의하면 이 하쿠오로는 존재가 희박하기 때문에(봉인 제대로 작동 중) 물리적으로 억제할 수단이 없어서, 에루루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러했다고 반론할 수 있다.

어쨌든 새로운 위찰네미테아가 된 하쿠도 비슷해졌는데[각주:5] 최종전투에서 '가라, 나의 권속들아!', '나는 근원이다' 이러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는 동료들을 권속이나 부하라고 표현하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하쿠, 하쿠오로의 인격이 바탕인 것은 맞지만 가면(위찰네미테아)의 인격과 융합, 혹은 그 힘을 자각하고 나면 조금 시야가 바뀌는 모양이다.


본인이 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의 하쿠오로. 3의 모습은 약간 사적인 감정도 들어갔다고 생각하고 좀 덜어내더라도 자장가의 그 모습과는 약간 차이가 있지 않을까?

더불어 제로의 주인공이 과연 하쿠오로일지는 모르겠다. 국가 경영물은 이미 써먹었으니 이번에는 자장가의 디처럼 군사 혹은 뒤에서 암약하는 역할을 할지도.

오보로의 조부가 주인공이 아닐까 싶은데 와베가 하쿠오로 편에 붙는 것도 위찰네미테아라는 것을 깨닫고 가는 듯하니 어떨지.


3 에필로그에 따르면 하쿠오로라는 이름 자체가 오래 전부터 내려왔다고 하니(실제로 대전 시기 하쿠오로가 자칭하기도 함) 그 이름의 소유자는 일단 의심하고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2에서 하쿠 이름을 들은 카루라가 말하길 야마토에서는 없고 투스쿨에서는 왕조 개창자의 이름이라 안 붙인다고 했는데 어느새 야마토 사람들(안쥬 포함)이 그 이름보고 유서 깊네 운운하는 건가.


번외 3 투스쿨의 히로인화?

어릴적 모습이 아루루와 비슷했다는 투스쿨. 귀 모양은 다르겠지만.

전쟁물이어도 연애 플래그 없으면 섭한데 설마 히로인화?


하지만 이 하쿠오로에게는 미코토와 자식에 대한 기억이 있으며, 어쩌면 투스쿨이 먼 자손이라는 것을 알지도 모른다. 때문에 딸 혹은 동생처럼 대할지언정 연애 대상으로는 여기지 않을 것 같다.

투스쿨 입장에서야 남이니까 마음을 품을 수도 있지만 알다시피 칭송받는 자 제로는 하쿠오로의 패배로 끝나는 이야기이므로……

그나마 아들 이름을 하쿠오로라고 지은 이유가 될지는 모르겠다.


번외 4 겐지마루와 쿤네카문과의 인연

카루라의 말에 따르면 겐지마루가 자기 아버지를 벴다고 한다.

즉, 샤쿠코포루 반란 당시 겐지마루는 동료였던 라르마니오누 왕을 도운 게 아니고 샤쿠코포루에게 가담했다는 것이다. 그 말은 그 시점엔 이미 쿤네카문 시조를 자기 주군으로 인정한 상태라는 건데 노예 취급을 받던 샤쿠코포루이지만 따르는 게 옳다고 생각할 정도의 인물이었다는 말인가…….

다시 돌아와서 손자들이 자장가 시대에 나온다는 것은 다시말해 대전 무렵 혹은 그 이후 샤쿠코포루와 결혼해서 자식을 보고,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았다는 소리다.[각주:6]

그러니 실상 겐지마루는 샤쿠코포루족과 90년쯤은 교류한 것이 되고(부족 단위가 아니라 개인 단위더라도), 이게 훗날 쿤네카문 왕에게 충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겐지마루와 샤쿠코포루의 이야기도 나오면 좋겠다.


  1. 여기에서 힘은 사회적, 경제적 힘이 아니라 개인의 육체적 힘을 뜻함. [본문으로]
  2. 둘의 계약 시점에 대해서는 사실 확실하지 않지만, 대전~검은 위찰의 활동기 사이에 했을 것 같다. [본문으로]
  3. 카루라, 데리호우라이가 10대 초반 혹은 그보다 어렸을 때 샤쿠코포루의 반란이 일어난 것으로 보임. 자장가 시점 카루라가 10대 후반이라고 본 것 같으니 많아야 10년쯤 전 일어난 일. [본문으로]
  4. 하쿠오로는 자장가 시점에서야 깨어나기 때문에 쿠야의 부친이 계약한 쪽은 검은 위찰네미테아이다. [본문으로]
  5. 다만 이 시점의 하쿠의 모습은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추측된다. 링크 참조. [본문으로]
  6. 수명이 200세라지만 전쟁, 질병으로 40세쯤 죽고 2차 성징까지는 구인류와 성장 속도에 차이가 별로 없는 듯하니(쿠온의 사례) 한 세대를 30세로 잡으면 대충 나이가 맞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