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플러스가 칭송받는 자 신작을 모바일로 내다니 그렇게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라는 배신감을 2년 전에 느꼈다마는 참 시리즈만 내고 있는 제작사를 보니 로스트 플래그의 설정이라고 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상 콘솔로 본편이 나오지 않는 한 현재 새로운 설정은 모두 로스트 플래그에서 나오니까.

오랜만에 개인적 추측을 해본다. 로스트 플래그 스토리 누설이 있다. 사실 게임 하다 막혀서 이벤트나 본편 스토리도 제대로 보지 못해서 그럴 땐 가끔 영상 찾아본 게 전부인지라, 설정에 통달하신 분들이 보기엔 오류가 많다고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써보고 싶으니 쓴다.



1. 아쿠타의 정체?

기억을 잃은 채 아브카무를 타고 유적에서 빠져나온 주인공이었지만 진도가 나가면서 사실 게이트 앞에서 누군가에게 떠밀려 이 세계로 도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누군가의 그림자가 여성이었던 것도 상당히 수상하지만 그것은 후술하기로 하고, 게이트에서 나온 아쿠타는 전에 없던 가면을 쓴 채였다.

본인이 게이트에 들어갈 때 들린 목소리에 따르면 아마 까마귀 아버지(이하 까마귀)가 그때까지도 곁에 있었다는 뜻이다. 재회했을 때 그땐 가면이 없었다고 하니 게이트 안에서 떠돌아 다닐 때 가면이 생겼다는 뜻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장식품이 생길 수 있는 조건은 본인이 까마귀 몰래 가면을 가지고 있었거나 위찰네미티아와의 계약을 통해 얻었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는 두 경우를 모두 다뤄보겠다.

먼저 전자의 경우, 까마귀는 언행을 보건대 아이스맨이 쓸어버릴 만한 연구자들의 표본에 가깝다. 같은 연구자였던 하쿠와 미카도가 디코이를 존중하고, 창조하는 것 자체를 금기로 생각하는 것과 반대된다. 까마귀는 인형을 말 그대로 물건으로 보고 디코이 또한 마스터키를 이용해 여차하면 지배할 생각을 하고 있다. 이를 보면 까마귀의 과거 행적이 꽈 찝찝하다. 적극적으로 미나기, 스즈리 등의 일족을 창조한 것을 보아 인체실험 한두 번 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쨌든 모든 디코이가 아이스맨 연구의 결과이고 자장가의 연구자들이 가면을 복제한 것을 확인했다. 그것을 손에 넣었거나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었을 수 있다. 본인이 무기를 쥐었을 때 한두 번 해본 것 같지 않아서 선인은 아닐 것이라고 한게 어떤 복선일지도 모른다. 칭송받는 자 시리즈의 주인공은 사실 완전한 선인은 아니었는지라 이번에도 '연구자'라는 입장에서 과거에는 까마귀와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보유하게 된 가면은 원본은 아니지만 복제도 상당히 위협적이다.

물론 이 가면이 단순한 패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쿠타는 하쿠와 달리 조정자로 활동하면서 체력적 한계에 부딛히지 않는다. 사람, 동물 가리지 않고 제압이 가능한 것은 일반 구인류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다. 때문에 가면에 의해 신체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효과는 오리지널이는 복제든 동일하게 작용한다.

다시 돌아와서 가면 레플리카를 착용 중이라면 사실상 위찰네미티아에 준하는 힘을 낼 수 있다. 공식자료집에 따르면 프로토타입 아쿠루카를 쓴 워시스가 변신했을 때 위찰네미티아에 한없이 가까운 상태였다고 하니, 변신은 물론 소원을 이루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로스트 플래그 세계에 노로이가 건너오는 것도 심상치 않으니 불가능해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소금 엔딩이라는 것인데 변신을 안 하면 괜찮을 일이니까.

다만 '레플리카를 착용 중인 구인류'라고 한다면 사실상 정체고 뭐고 더 파고들 부분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다. 이 설정이 맞다면 차라리 게이트에 들어가게 된 원흉인 '여자'의 정체를 고찰하는 게 더 의미있을 것이다.

후자는 조금 더 재미있어진다. 아브카무에 가면이라도 두지 않는 한, 그리고 게이트를 헤맬 때 본인이 쓰지 않는 한 얼굴에 가면이 굳이 붙어있을 일이 없다. 아브카무 밖에서 활동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구인류의 능력상 가면이나 방호복이 필수적이니 이해를 한다마는 게이트 이동 중에 힘을 쓸 일이 어디에 있을까. 즉, 본인이 준비해놓고 갑자기 쓰고 싶어서 쓴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타인에 의해 씌인 게 그럴싸하다. 그 상대가 위찰네미티아이건 아니면 제3자이건.

모르는 사이에 위찰네미티아와 계약했다는 건 아이스맨, 하쿠오로를 떠올리면 된다. 아이스맨도 정신이 들었을 땐 기억이 없었고 하쿠오로도 충격으로 기억상실 상태였다. 사실 하쿠오로는 새삼 또 계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위찰네미티아의 분신 또는 허물도 육체에 충격을 받으면 어떤 질병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예시다.

아쿠타의 경우 게이트로 들어가게 된 것 자체가 충격이었던 것을 보면 그동안 위찰네미티아와 계약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간단하게 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거나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과거와 관련된 무엇)를 해결해달라거나. 빌 소원이 없지는 않을 듯하다. 현재 착용 중인 가면이 위찰네미티아의 것과 다르기는 하지만 꼭 가면이 계약의 매개는 아니다. 디나 로스트플래그 이벤트에서 투스쿨 언니를 생각해보자. 목소리는 말을 하고 본인이 그것에 동의하면 가면을 매개로 하지 않아도 계약하는 게 가능했다. 그렇다. 위찰네미티아와 계약을 한 것이면 이번에는 검은 쪽과 계약을 했다고 보고 있다.

그렇게 위찰네미티아가 되었는데 충격으로 기억을 잃은 것이다. 게이트 활성화에 힘을 써서일 수도 있고 다른 요인이 있을 수도 있고. 아직 모든 게 추측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든 가능하다. 이 상황에서 굳이 '소원이 존재하는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로스트 플래그 세계의 게이트가 활성화된 것도,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개인적으로는 오리시로/미나기의 소원과 관련된 게 아닐까.

즉, 오리시로/미나기의 소원에 응해서 검은 위찰네미티아가 로스트 플래그 세계로 강림한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2는 쓰다 말아서 다음 기회에 풀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