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기에 앞서

코로나 시기에 새로운 취미를 만든 지 벌써 4년이 넘었다.  무언가에 4년이나 빠져있다면 소위 ‘진짜 팬’이지 않겠느냐마는 늘 그렇듯이 세상엔 더욱 돈과 시간, 애정을 쏟는 사람들이 많고 나는 그만큼은 되지 못하였다면서 어중간한 팬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경험으로 인해 어떤 한계는 넘은 것 같다. 여행 목적 외에는 외국에 나가지 않았던 내가 공연만을 위하여 출국을 한 것에서부터 팬이 아니라고 하긴 어려워졌겠지.

어쨌든 이 글에서는 일본 공연 관람, 소위 직관을 향한 여정을 다룬다. 외국까지 가서 콘서트를 보겠다는 정말 초보 중의 초보의 시점에서 하나씩 알게된 것들을 시간순으로 적을 것이므로 정보로써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덕질 인생 중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므로 어떤 결과든 기록해두고자 한다.


2. 일본 유심을 만들다 (하나셀)

입문 시기가 2020년 말이었는데 이때는 지금처럼 일본 로밍 심(sms가 국내에서도 수신이 되는)을 개통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렇지만 당시엔 코로나와 맞물린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의 확대로 인해 '공연을 보고싶다'라는 마음은 거의 충족된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직관 생각도 없고 당장 외국에 나갈 수도 없는데 나가는 유지비(통신료)는 부담스러워서 유심을 만들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사람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그때 만들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 당시에도 꽤 마음을 쏟았다고 생각하는데 설마 2023년에 이르러서 갑자기 직관이 가고싶겠냐고. 하물며 그때 좋아한 작품들도 아닌데. 미래는 모르는 거다. 어차피 오타쿠로서 작품 갈아타기를 한들 어떻게 될지 모르니 남들이 하면 좋다는 건 따라하는 게 좋다. 경험담이다.

현 시점에서 일본 번호를 개통하기 위하여는 재류카드가 필요한데 해외 유학이나 취직 계획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런 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유심은 하나셀과 라쿠텐 선불심이 있다. 두 유심의 장단점이 있는데 우선 이번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선택한 하나셀을 먼저 소개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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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혀있는 대로 일시귀국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유심이다 보니 가입비 39달러(중요: 2024. 12월 시점부터 69달러로 인상되었음)를 내고 가입하면 1년은 무료이고 1년 뒤부터 연 8달러씩 청구된다. 그 밖에 이용하지 않는 달은 요금이 청구되지 않다 보니 유지비가 저렴하다. 반대로 현지에서 써야겠다고 데이터를 켠다면  29달러나 청구되어 조심해야 한다.
 
하나셀은 로밍 심(한국에서 문자, 전화 수신이 되는 심)은 아니지만 일본 내에서 별도의 앱을 이용하지 않고 전화, 문자가 되기 때문에 웬만한 인증(가입)은 다 하고 올 수 있다. 그러나 해외배송이나 배대지 이용이 불가하고 특정 공항(나리타, 하네다, 간사이, 주부, 나하 공항. 2024. 12월부 후쿠오카 공항도 추가됨)에서만 여권을 확인하고 수령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즉, 일본을 방문하지 않고 방구석 개통을 하기에는 부적합한 유심이다. 그럼에도 상술한 것처럼 유지비가 저렴하고 어차피 일본 여행 계획이 있다면 문제가 없으며 국내 한정이나마 통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더군다나 선불심이 아니므로 내가 해지하지 않는 이상 이 번호는 유지된다.
 
가입 방법은 간단하다. 구글 크롬 등 번역이 잘 되기 때문에 위 링크를 통해 하나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장바구니 카드가 그려진 빨간 버튼(お申込みはこちら, 신청은 이쪽)을 누르면 페이지 하단으로 이동되고 물리심(物理SIM, 유심카드), eSim 중 취향껏 고르자. 심 종류를 선택하면 유심을 사용할 기기의 종류를 묻는데, 웬만하면 본인이 사용할 기기에 맞는 것을 선택하자. 아이폰용으로 받아서 안드로이드 기기에 넣거나 그 반대로 해도 이용 자체는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OS에 맞지 않는 유심을 사용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위 링크를 통해서 들어갔다면 친구 추천 5달러(25. 3월 시점에서는 기존 10달러에서 5달러로 변경됨) 크레딧을 선물한다는 내용(초록색 박스)이 있는지 확인한 뒤 18세 미만인지 묻는 부분을 체크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메일, 수령방법(매장수령), 수령장소(공항), 수령일을 기재하자. 그 외 가입자명 등을 적고 결제까지 하면 화면을 캡쳐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둥 나올텐데 어차피 하나셀에서 주문 확인 메일이 오고 그 메일을 보여주면 된다고 되어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그 밖에 비밀번호 설정 안내 메일이 올 텐데 나는 현지에서 비밀번호 설정을 했지만 빠르게 진행하고 싶다면 미리 하고 가도 될 것 같다. 아니 솔직히 공항에서 정신없으니까 마음이 급하다면 그냥 미리 하는 걸 추천한다.
 
유심을 주문하는 과정은 무려 당일 신청해도 받을 수 있다고 하므로 너무 서두를 것은 없지만 출국이 확정되어 있다면 일주일 전쯤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나 또한 일주일 전쯤 신청하였다.
 
공항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수령하면 동봉되어 있는 안내문을 보고 유심을 개통하면 된다. 안내문은 번역기도 잘 먹는다. 큐알 찍고 홈페이지 진입해서 비밀번호 설정하고(미리 해놨으면 생략) 활성화 신청을 하면 8:00 ~ 22:00 시간 내라면 몇 분 만에 된다고 하는데 내 경우에는 9분 만에 소프트뱅크 안내 문자가 오고 신청으로부터 24분 뒤 활성화 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그러다 보니 활성화 메일이 오기 전까지 잘 안된 게 아니냐며 문자 수신 이래 15분 간 꽤 초조했다. 어쨌든 이때부터 문자 수발신이 가능하므로 회원 가입을 시작하면 된다.

 
 
2-1. 일본 선불 유심을 만들다 (라쿠텐 프리페이드 심) - 2024. 12월 이후 '이플러스' 가입 목적 구매 비추천(사유 하단 추가 기재)
 
이미 하나셀이 있어서 라쿠텐 프리페이드 심(이하 라쿠텐심)은 보험용으로 할인할 때 구매해두었는데 요 며칠 모종의 해프닝이 있어서 어제 개통했다. 라쿠텐심은 현재 아마존 등에서 구매가 가능하고 최대 13개월간 사용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일본 번호가 부여되고 로밍심(국내에서 문자 수신 가능)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 말은 즉, 유심만 있으면 일본에 가지 않고 방구석에서 문자 인증을 요하는 사이트에 가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라쿠텐심은 하나셀과 달리 별도의 앱이 없으면 통화를 할 수 없는 심이므로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앱이 있는데 바로 바이버(Viber)이다. 사실 하나셀도 한국에서는 전화를 할 수 없어 일본에서 바이버를 가입해와야 하는데, 이건 별론으로 하고 라쿠텐심은 로밍심이므로 한국에서 문자를 받아서 바이버에 가입할 수 있다.
 
어쨌든 하나셀처럼 미리 신청하고 공항에서 수령하고 개통하는 절차라고 할 것은 없고 구매하면 설명서 읽어보고 공기계에 유심을 장착해서 인식시키면 끝이다. 그런데 구형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전화번호가 표기되지 않거나 APN 설정 관련하여 문제가 생기고 바이버를 이용할 때 번호가 차단될 수도 있다는 흉흉한 글들을 봤기 때문에 되도록 최신 안드로이드 기기나 아이폰을 이용하는 걸 권한다. 나는 아이폰 공기계로 실험해보니 잘 되어서 웬만한 건 아이폰에서 가입한 다음 구형 안드로이드 기기로 옮겼다. 번호는 안 뜨더라도 문자메시지 수신은 되고 앱스토어에서 구매한 바이버 크레딧도 잘 인식되더라. 다른 사람들처럼 바이버 무료 체험 기간에 모든 인증을 다 하는 게 가성비는 좋겠지만 사이트 가입을 마치고 바로 체험판 해지했더니 바이버 계정을 정지당했다는 글을 봐서 안전하게 크레딧을 구매했다. 크레딧 유효기간이 180일이라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또 바이버로 통화할 때 VPN을 쓰지 않으면 정지된다는 말도 있어서 이참에 VPN도 구매했다. 바이버와 VPN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었다….

그런데 2024. 12월 이후 바이버를 통한 이플러스 인증(가입)이 제한되는 사례가 발견되어 현 시점에서 라쿠텐심을 구매하는 것에 주의를 요한다. 티켓피아의 경우 여전히 바이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플러스는 가입 인증 전화 단계에서 넘어가지 않는다나. 참고로 나는 사쿠라 모바일 개통했다고 좋아하다가 기존 라쿠텐 인증 계정의 번호를 변경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계정을 2개 이상 보유할 게 아니면 상관없는데 엄청 아쉽다. 주의할 것.


2-2. 사쿠라 모바일 유심 개통 기록(링크 참조) -위에서 언급한 ‘로밍심’이며, 국내에서 문자, 전화가 가능하다.
 
 
3. 이플러스(e+, eplus) 가입과 선행권 응모
 
일본 티켓 관련 사이트는 이플러스, 티켓피아, 로손티켓, 라쿠텐티켓 등이 있고 일본에서 대부분 가입해서 돌아왔다. 이 중 내게 가장 중요한 사이트는 이플러스였다. 이플러스 가입 방법은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 주의해야 할 점은 역시 이름인 것 같다. 본인인증이 튕길 때를 대비해서 여권명과 가입명을 일치시키고 있었는데 이번처럼 다계정을 하게 된다면 이름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되더라. 결국 한자 입력 칸에 영문으로 여권대로 동일하게 하되 가나 표기를 약간 다르게 했다. 어차피 일본 사람들도 다계정 쓸 것 같고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 일본인데 발음을 한국어의 일본식 발음으로 하든 영어의 일본식 발음으로 하든 무슨 상관일까 싶어서. 어차피 읽는 법의 문제이고 변경 불가인 영문 이름(한자 칸에 입력한)은 동일하므로 입장 시 튕기지만 않으면 문제 없을 듯.
 
이플러스 가입할 때 전화인증은 하나셀이라면 본인 번호로 바로 연결하고(일본에 있을 때), 라쿠텐은 VPN 켜고 바이버로 연결해서 인증했다.
 
그리고 문제의 선행권 응모. 공연 자체가 처음이니 선행권 구하느라 직구 세 번 했다. 티켓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만 봐서는 뒤의 두 번 정도는 구매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든데 추첨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불안해서 몇 장 더 샀는데 애초에 여러 장을 사면 배송비도 아끼는 것이었는데. 아무튼 선행권의 링크 타고 들어가서 신청했는데 결제방법 선택에서 고민했다. 하나셀 기준으로 응모하였으므로 카드결제는 라인페이(25. 1월 종료예정) 등 선불카드를 쓰면 됐지만 일본 선불카드 자체를 처음 쓰다 보니 다른 카드가 확실히 결제될거라는 확신이 없어서 가장 무난한 라인페이로 했다.

이플러스에 카드 등록할 땐 아무렇지도 않아서 sms 인증이니 안 하네 싶었는데 이때 결제방법 선택하니 바로 3D secure 인증 들어가더라. 라인페이는 인증번호를 라인으로 받으니까 편했는데 내년에 종료된다고 한다. 페이페이로 이관된다는데 페이페이는 이플러스에 등록이 안되는 듯하니 웬만하면 올해 중으로 잔액을 털어야 된다.
 
나중에 보니 이플러스의 스트리밍 공연도 같은 결제수단을 쓸 수 있을테니까 서비스 종료 전 그렇게라도 라인페이로 결제해도 되긴 되겠지만 웬만하면 현지에서 보는 게 좋겠지. 두 번째 직관이라는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4. 결제수단 관련 사담
 
상술한 라인페이처럼 몇 가지 선불결제수단이 있는데 sms 인증을 받아야 한다거나 등의 문제가 있어서 이번에 라쿠텐심을 새로 판 것이기도 하다.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선불결제수단도 하나 가입했는데 카드 등록이 되는지 한 번 보고싶다. 반도루(vandle), kyash를 가입해놨는데 등록(탑업)카드를 가리기는 하지만 이플러스 결제가 되지 않을 까 생각 중. 이 두 카드는 아직 써보지는 않았다. 반도루의 경우 300엔을 내면 실물 선불카드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기념삼아 하나 받아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