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글 제목은 '사자네 케이 작품을 정말 믿고 볼 수 있을까'가 되겠다.
최근 작품에 한정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아니다' 라고 할 수밖에 없다. 팬이긴 하지만 팬이기에 최근 작품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빙결경계의 에덴으로 작가를 알게 되었고 같은해 황혼색의 명영사를 읽으며 세계관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차기작들도 다 잡았는데 S.I.R.E.N부터 뭔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더라. 혹자는 에덴 때부터 느꼈다고 하는데.
독창적인 세계관과 덜 자극적인 전개 방식, 작중 인물에 공감하며 일희일비를 느끼게 하는게 이전까지 작품이 갖는 특징이었다면 사이렌부터는 보다 라이트노벨다워진 것 같다. 원래 라노벨로 나온 건데 무슨 소리냐 할지도 모르지만 이전에 비해 확실히 가벼워졌다. 같은 작가이고 같은 세계관일텐데 이 차이는 뭘까?
불필요하다 생각하는 서비스신이 늘고 최근 트렌드에 억지로 맞춘 것 같은 부분이 보인다. 문제는 재미가 없다. 저런게 들어가도 재미가 있으면 된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 흥미로운 세계관이 있지 않나. 세계관은 건질만하다. 사이렌 세계가 어떤 곳인지, 여기서 밝혀지는 개념은 무엇일지만 궁금하지 딱히 주인공 미소라와 히로인 피아의 관계같은 건 어찌되든 상관없다. 꼭 라노벨에 러브라인이 있으라는 법은 없지만 피아의 인식(감정) 변화가 묘사되니 이번작에도 있다 생각하겠다. 그런데 딱히 러브라인에 별 느낌도 안 들고 그냥 그런가보다 객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주인공과 히로인이다.
명영사, 에덴, 이리스가 주인공과 히로인의 관계에 대해서는 큰 벽으로 가로막은 듯한 애절함이 강조되었다면 사이렌은 현재까지로는 인간과 바이오테스터라는 문제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관계성도 세계관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터라 사이렌에 대한 인상은 여태까진 이리스의 마이너 카피 정도이다.
사실 감상글엔 대체로 좋은 쪽으로 쓴 것 같지만 세계관에 많은 점수를 준 것이라 그렇다. 팀 사자네라고 해서 작가 여럿이 세계관 하나로 쓰는게 아닌가싶은 생각이 든 첫 작품이 사이렌이었다.
그리고 세계 종언의 세계록이 나왔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완전 신작의 느낌을 풍겼지만 까놓고 보니 작가 세계관에서 포함된 거더라. 세계록은 재미있다. 판타지 하면 떠올릴 용, 악마, 천사 등이 나와 흔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다. 중간중간 양판소와 다르다는 점을 어필하는지 세계관 복선을 드러내는 것들이 나름 균형을 맞춰주는 거로 보인다.
소위 서비스신이라는 것이 나오긴 하지만 작품 전체적 재미의 차이인지 사이렌에 비하면 이정도는 괜찮다 싶은 정도다. 비슷한 비중으로 나와도 못난 놈은 못난 점만 보인달까.
이 글에서 혹평을 하긴 했지만 사이렌은 그래도 무난한 작품이다. 문제는 작가 전작을 읽고 그런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특히 명영사를 가장 높게 치고 에덴부터 별로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추천하고싶지 않다. 사이렌부터는 명영사의 느낌이 세라페노 노래나 소환식 말고는 거의 없어보인다.
사이렌 3권이 이번에 나오는데 완결이 5권이니 딱 중간지점에 온 것이다. 늦어도 이쯤이 터닝포인트일텐데 어떨지 봐야겠다. 사실 재미가 없어도 광고에서부터 '키리셰'라는 이름이 나오니 세계관 차원에서 보면 사이렌은 배재할 수 없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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