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가 어제 갑자기 말한 눈에 띄는 특징이 없는 연구자(가칭)의 이름인가. 결국 어떻게 해도 찾지 못한 것 같다. 뭐 자칭 연구자라면 인터넷의 완전히 보급된 이 시대에선 5만명 등이 있다. 성이 비슷해서 신경쓰였다든가 눈에 띄었다든가 그 정도일 것이다. 나는 반대로 크리스가 거기까지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역시 모르겠어?"
크리스는 불만에 찬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다. 당연하다. 모르는 건 모르니까. 그리고 나는 약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결혼 이후 크리스의 입에서 남성의 이름을 거의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작 연구실 동료나 다루 정도일까. 연구실에서도 대개 성으로 부르는 건조한 동료일 것이다.
그런데도 '오카다 타로'에 관해서는 풀네임이다. 게다가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 외도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유쾌한 기분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랩에 있었을 때 크리스도 이런 기분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쓸데없이 질투한 것도 그 환경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나를 이해지 못한 것도 8월이 되어서야 겨우 랩에 온 크리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 시점에서 나를 좋아했나 아닌가는 일단 치워두고.
부부 사이는 뜻밖의 부분에서 깊어지는 것이다. 나는 얼굴조차 모르는 우상에 대한 질투를 빨리 떨치려고 아침 식사를 입으로 옮겼다. 오늘의 아침 식사 당번은 크리스였다. 햄이 조금 탄 것만 빼면 합격점인 아침 식사였다. 옛날에 비하면 상당히 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빨리 먹어라. 오늘은 바쁘니까"
"으-응"
"말을 듣지 않는 거냐, 크리스티나"
"그러니까 티나라고 하지 마―"
"……듣고 있다면 빨리 먹으라고!"
――2010년에 내가 경험한 3주간의 세계선표류로부터 몇년. 어느 어트랙터필드에서도 독립된<슈타인즈게이트>로 불리는 세계선에 겨우 도착해 나는 같은 해 8월에 크리스와 재회했다.
그리고는 우여곡절 끝에 이렇다. 부부 연구자라는 것은 수입도 꽤 안정적이지 않지만 "함께 힘내자"라고 한다. 이미 과학자(웃음)라고 말해질듯한 근성론으로 혼인신고를 했다. 따라서 집안일과 일은 제대로 분업한다. 아버지에 대한 일도 있어서 크리스는 소위 오래된 일본적인 가정을 동경하던 것 같지만, 거기서는 어릴 때부터 사회의 거센 파도에 휩쓸렸을 뿐이라고 "어쩔 수 없네" 한마디로 납득했다.
매년마다 좋은 여자가 되어간다고는 생각하지만 말했던 적은 없다. 부끄러워서 말할 수 있겠냐.
"갈아입을 거니까 설거지 부탁한다"
"알았어"
덧붙여서 크리스는 얼마 전부터 출산 휴가 중이다. 연구를 할 수 없어서 심심하다고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일반 주부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뭐 17, 18세 때부터 지금과 같은 일을 했을 테니 이런 생활이 신선할지도 모르겠다.
정장을 입으면서 당분간은 그 녀석이 바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카베, 다 갈아입었어?"
설거지를 마친 것 같은 크리스가 침실까지 온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크리스는 허겁지겁 넥타이를 골랐다. 정장을 입는 날엔 크리스가 넥타이를 매어주게 된 것이다.
"별로 당신의 정장 차림이 마음에 드는 게 아니니까! 이따금 보는 제대로 된 옷에 두근거리거나하지 않으니까!"라는 것이 크리스의 말이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크리스의 츤데레는 여전했다. 나는 이제 중2병이 사라지고 있는데.
게다가 '아내는 남편의 넥타이를 묶어 주는 거지'라고도 말했다. 어느 소녀 만화의 도용이냐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심야에 숨어서 넥타이 묶는 방법의 연습을 하는 걸 본 뒤로 그 애처로움에 져서 지금도 이 습관은 계속하고 있다. 애처가라고 말하고 싶으면 말해도 좋아. 신부가 귀여워서 사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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