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끝낸 게임이다. 하는 중간을 이전처럼 티스토리에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리뷰 형식틀 따라가야 할 것 같은 내심의 압박이 있지만 모바일앱이니 타협하기로 한다.
* 스토리 누설 있음
제노블레이드라는 시리즈에 대하여는 닌텐도의 자회사 내지 그에 준하는 기업에서 만들었다는 정보 정도밖에 없었다. 대난투를 잠시 해본 적이 있어 슈르크라는 캐릭터가 빨간 대검을 들고 나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좋다던가 전반적인 게임성이 좋다는 이야기는 국가코드로 무장한 3DS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일판 3DS를 쓰고 있었다는 것은 차치하고 그냥 굳이 외국어로 게임을 할 정도로 흥미가 돋지는 않았다. 모르는 게임에 시간과 돈을 쓸 이유는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다가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을 계기로 스위치를 구매하면서 차츰 유명한 게임 등을 찾아보았는데, 마침 제노블레이드가 다시 정발된다고 했다. 다시 맞겠지? 어쨌든 한국어판으로 번역이 되어 나온다는 것은 물론 희소식이었다. 마리오 등의 아기자기한 게임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스토리가 있고 게임이 끝나면 스토리도 끝나는 그런 RPG를 선호했기 때문에.
제노블레이드 DE는 리마스터라고 한다. 캐릭터 모델링 개선, 추가스토리. 10년 전에 나온 게임이라고 하니 크게 기대하지 않고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길 잘했다. 나는 이스나 궤적 시리즈의 팔콤에 큰 불만이 없을 정도로 그래픽에 예민하지 않다. 떡 벌어질 듯한 그래픽이야 눈에 바로 들어오니 알겠는데 안 좋은 그래픽은 잘 모르겠다. 이스 7 정도만 아니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매우 낮은 기준이 문제다. 어쨌든 그런 기준으로 10년 전에 나온 제노블레이드를 보니, 현재 기준에서는 떨어지지만 그때 나왔으면 정말 괜찮았겠다 싶더라. 그래픽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스 8이 떠오르는 게임이었다. 분명 8이 거의 5년 전에 나온 것 같은데 10년 전 게임과 비교해서도 뒤지는 것 같다. 맵 바닥, 오브젝트는 이스 8 수준인데 하늘이... 진짜 별이 쏟아지는 하늘 올려다 보고 감탄했다. 어쟀든 그래픽은 현세대기에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경쓰이지 않았다.
편의성은 좋다고 해야하나 좋지 않다고 해야하나. 게임에서 한없이 길치가 되는 입장이라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2는 더 심하다는데 미래가 걱정된다. 맵을 보는 건 좋은데 고저차 표현이 안 된다. 어디가 어디랑 이어지는지 알 수가 없으니 전혀 다른 곳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잠시 휴식했던 적이 꽤 많다. 그 외 퀘스트 알림 등은 꽤 편리한 것 같다. 그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와서야 맵에 노란 점으로 길이 표시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내가 이걸 왜 17장이 되어서야 알았을까. 시간을 버린 것 같다. 장비나 아츠에 신경쓸 부분이 많았는데, 모든 rpg를 귀찮아서 닥돌 평타만 하는 입장에서는 무조건 공격력, 방어력 높은 거 또는 레벨만 올리면 장땡 이런 식으로 넘어갔다. 이러고도 클리어가 되는 갓 캐주얼모드. 이제는 귀찮아서 아예 전투 스킵을 만들어줬으면 하는데 캐주얼모드라도 있는 게 어딘가. 하도 맵에서 달리기만 해서 17장쯤 되니 적과 우리 레벨 차이가 5 이랑이라 버거웠는데 그 격차마저 줄여주는 캐주얼모드를 찬양하라. 레벨링 귀찮은 사람에겐 이게 딱이다.
서브퀘 거의 안 하고 오직 메인스토리만 달려서 약 30시간. 스토리는 거신계와 기신계가 대립하는 와중에 신검 모나드를 사용하게 된 주인공 슈르크가 소꿉친구 피오른의 복수를 위해 마을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런 게임이 으레 그렇듯 시작은 미미했지만 끝은 세계급으로 끝난다. 신이 되는 엔딩은 생각 못했는데. 아무튼 피조물 멸망시키고 창조하고 그러는 부분에서 또 이스 8이 떠올랐다. 차라리 무관심하게 거목한테 일임해서 시스템 돌리는 마이아가 나은 것 같다. 잔자 이놈은 대체 뭐지?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라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세계관을 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 정도다. 이 부분은 2에서도 나온다니까 가을을 기다려야겠다.
전체적으로 재미있던 게임. 불친절한 지도 빼고. 쌓아둔 게임이 많아서 파고들 생각은 없지만 한정판을 구매했으니 이제 아트북을 찬찬히 뜯어보고 싶다.
'게임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르소나 5 더 로열 클리어 (0) | 2020.08.26 |
---|---|
베리드 스타즈 클리어 (0) | 2020.08.03 |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 플레이 중 (2) | 2019.09.07 |
심즈 4 플레이 중 (0) | 2019.06.01 |
영웅전설 섬의 궤적 4 클리어 (0) | 2019.03.09 |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