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하고는 영상을 마쳤다. 나는 카메라가 비치지 않는 장소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가 말했기 때문이다. 뭔가 이상한 것을 말하기 시작하면 멈춰줘, 제대로 이야기 할 자신이 없으니까, 라고.
의자에 깊게 등을 기대고 남자는 크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이쪽으로 다시 향해 입끝을 올려 작게 웃었다. 씰룩하고 입가에 떠오른 주름을 보며 이 녀석이 정말로 나와 같은 나이인가 의심되었다. 태도도 행동도 깨달았을 땐 나이 이상이 되어서 남자는 노인처럼 되어버렸다. 어쩐지 나른하고 패기가 없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풍채였다.
"도와달라고 해서 미안하다"
"아니, 뭘 이 정도로"
남자의 언동은 중2병처럼 보였지만 정상적이라고 판단될 정도로 침착한 상태였다.
"그 무비 메일 어떻게 할 거지?"
"2036년의 타임 머신이 기동함과 동시에 전송되도록 설정한다. 그것을 위한 시스템은 구축되어 있다"
"하시다에겐?"
"말해뒀다. '미래를 관장하는 여신' 작전의 계획서와 함께"
"그 명칭, 어떻게 안 되는 거냐……"
"이것 외엔 없다. 줄곧, 아주 옛날부터 정해져 있었다. ……스쿨드는 쓰지 않았으니까. 분명 이것을 위해서였겠지"
언제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어조로 말하는 남자에겐 드문, 겨우 깨달았다는, 알았다는느낌의 대사였다.
남자는 멍하니 자신의 손을 보았다. 손의 주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봐"
남자가 나를 불렀다.
"광기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물어 보았다. 나는 대답했다.
"사전에 실린 의미를 묻는 거라면, 상식을 벗어난 것 그리고 그런 생각"
"아아, 그것도 정답일 거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나는 계속 생각했다. 광기란 대체 무엇인가"
정신이 미쳐버린 남자의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네가 그것을 직접 보여주지 않냐고, 그렇게 생각했으나 말하지 않았다.
"옛날, 나는 그 말을 자신을 환기하기 위해서 사용했다. 광기란 즉, 상식을, 망설임을, 공포를 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말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여 필사적으로 왜소한 자신을 속이고 있을 뿐이었지만"
나는 남자의 말을 들으면서 벌써 10년 가까이 오래된 7월 28일의 남자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 울면서 아우성치며, 외치며 지면에 엎드려서 꽃을 뽑고 세계를, 자기 자신을 단죄하듯이 스스로 집념을 말한 남자의 모습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다. 그때 처음으로 이 남자의 광기의 본질에 닿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난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2025년에 타임 머신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참을 수 없는 억울함을 기억한다. 여기에 이르러 누군가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무력함을 자각하고 있다.… …저기,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미쳤다고 말해왔어. 하지만 정말 그런가? 나에게는 양손에 모두 움켜쥘 수 없을 정도의 후회와, 자책과, 공포를 느끼고 있는데?"
남자는 이제 나에게 질문하는 것이라기보다 그저 자신을 의심하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툭하고 중얼거렸다.
"차라리 근본부터 완전히 미쳐 버렸다면 좋았을 텐데"
어중간하게 감정이나 이성을 남겨두지 않고 철두철미하게 미쳤으면 좋았을걸.
남자는 멍하니 중얼거리고 나서 픽하고 가볍게 웃었다.
"너는 묻지 않는군"
"뭘?"
"지리멸렬하겠지, 내 이야기는. 다루는 옛날에 내가 말할 때마다 설명을 요구했다고"
"나랑 하시다는 다르기 때문이겠지. 일일이 파헤칠 정도로 네 인생도 삶의 방법도 흥미 없다"
"그, 그런가. 너는 만났을 때부터 정말 아무 변함 없구나"
남자는 어깨를 움츠렸다. 그리고 문득 얼굴을 들어 나를 보았다.
"나와 네가 만난 것은 언제였지?"
"기억나지 않나?"
"기억나지 않아"
"대학 4학년의 강의실이었다. 타임 머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때다. 갑자기 와서 권유했다"
"……아아, 그런가. 너의 주관은 그렇게 되어있나"
"확실히 2016년에서 왔다니 뭐라니 말했는데. 그때는 설마 정말로 타임리프머신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널 전파라고 생각했지"
"아아, 그렇다. 그건 너를 랩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타임리프 한 거다"
"뭐?"
나는 고개를 갸웃하고 반문했다.
"나의 주관에서 너를 처음 만난 건…… 잊었군. 언제였지. 아아, 이제 기억나진 않지만, 잔해가 된 아키하바라였다. 넌 졸업 논문으로 쓴 타임트래블 이론 때문에 정부에 납치되어 일본 내에서의 타임 머신 개발을 하고 있었을 거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그때 네가 '좀 더 빨리 만났더라면 랩에 들어갔을텐데'라고 했기에 너를 동료로 끌어들이기 위해 그때 너의 눈앞에 나타났다"
"……처음 듣는 이야긴데, 그런 건"
"생각해보지 않았나? 왜 랩에 이 정도의 기술자가 모여 있는지"
지금의 랩에는 하시다와 나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모두 여기에서 타임 머신을 완성하기 위해 모인 인물이다. 그 누구든 오카베의 권유를 받아 여기로 모였다.
즉 오카베는, 물리적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타임 머신을 완성하기 위해 타임리프를 반복하고 그것을 위해 동료를 모았다는 건가.
"실은 2025년까지 완성할 수는 없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세계선의 수속에는 거스를 수 없었다. 타임 머신은 2036년에서만 완성된다. 내가 그것을 관측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 같아"
남자는 아예 근본부터 미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어중간한 이성이나 감정을 유지하면서 더욱 미쳐버린 이 남자가 무서웠다.
냉정하게, 교활하게, 차근차근 가능과 불가능을 판별하면서. 여기까지 쌓아온 남자의 광기가, 나는 무서웠다.
"부탁한다"
남자는 이쪽을 보고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타임 머신은 반드시 만들어진다. 그리고 스즈하가 타임 트래블러가 되어 작전을 시작한다"
"그것도 네가 알고 있는 미래인가?"
남자는 이쪽을 보았다. 천천히 눈을 가늘게 뜨고, 부드럽게 미소짓고는.
"믿는다"
나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채 그 자리를 뒤로 했다.
그것이 나와 남자의 마지막 대화가 되었다. 7월27일의 일이었다. 다음날 남자는 매년 습관처럼 훌쩍 랩에서 사라진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2025년에 자신이 죽을 거라고 남자는 반복했지만 그것이 진실이 아니기를 하시다도 랩의 멤버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매우 시원스럽게 사라졌다. 하시다의 정보망을 구사해도 남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자 리스트에 남자의 이름이 올라온 것은 8월 13일이었다. 그때까지 약 2주 동안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막연히 남자가 죽은 것이 7월 28일이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기, 오카린 아저씨는?"
"이제 돌아오지 않아"
"? 왜?"
"연인과 사랑의 도피를 했단다. 그러니 이제 돌아오지 않아"
소녀는 '사랑의 도피?' 라고 되물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미래의 우리가 완성할 타임 머신을 탈 것 같은, 지금은 아직 7살인 소녀의 머리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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