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 뭐야?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잠깐 좀 기다려. 침착해 나. 오카베가 조금 전에 뭐라고 했지?
계속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든가 뭔가를 적으로 해서라도 지킨다든가 중요한 존재라든지….
그, 그런 의미라고 생각해도 괜찮을까.
대놓고 말해 준다면……이라니 뭘 기뻐하는 거야 난!?'
좋아하는 거야? 좋아하는 거야? 그 녀석을? 내가?
아냐, 그건 아니야. 그럴 것이다, 응. 아마도.
중2병이고 쓸모없는 잡동사니나 만들고 BYEONTAE에 사람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않아!
'하지만 목숨을 걸고 나를 도와줬다'
물론 그때의 그 녀석은 몹시 근사해서 마치 왕자님……이라니, 전혀 달라! 그럴 리가 없어!
마음껏 머리를 털어 일순간 떠오른 생각을 흩어버린다.
담요 때문에 머리카락이 부스스해졌지만 생각할 여지는 없다. 뭐가 왕자님, 이야.
――그렇지만.
언제나 제멋대로이고 의지가 된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동료가 곤란해할 때는 무조건 도와 준다.
게다가, 본인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지만, 매우 상냥하다.
여기 랩멤버들은 모두 그것을 알고 있어서 그 녀석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love인지 like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like쪽이라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호의와 연애감정은 별개의 것이다.
그런데도.
왜 무의식 중에 그 녀석을 찾아 버리는 건가.
왜 옆에 있는 것만으로 두근두근 하는 건가.
그 녀석을 보고 있을 때 때때로 느끼는, 아플 정도로 안타까운 기분은 무엇일까.
내 안에 모르는 내가 있어서, 그 녀석을 좋아한다고 외치고 있는 듯한.
그 녀석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잊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일을 잊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 소리를, 눈동자를, 나는 알고 있을 텐데, 왠지 생각해 낼 수 없다―――
'……그만두자'
나는 일어서서 담요를 갠다.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그렇다기보다 벌써 몇 번이나 생각했다.
그 녀석을 좋아하는가, 라는 것도 포함해서.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이 질문에 답할 방법이 없다.
"응? 일어났나 크리스티나"
움직이는 기색을 느꼈는지, 개발실에서 PC로 향하던 오카베가 뒤돌아 본다.
'이 녀석, 내가 좋은, 건가'
조금 전 들은 말을 생각해 내, 오카베의 얼굴을 직시 할 수 없다.
"으, 으응……담요, 고마워"
머리를 숙여 물음에 조곤조곤 답례의 말을 한다.
"뭐야 , 오늘은 태클걸지 않는……잠깐, 얼굴이 붉어! 기분 나쁜 거야!?"
그 녀석은 그렇게 말하며 무섭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옆까지 와서 이마에 손을 뻗어 온다.
"후엣?! 싫, 어, 괜찮아! 조금 그, 그, 뜨거워……그래, 더웠어!"
단번에 가까워진 거리에 체내의 혈액이 다시 머리를 목표로 올라 오는 것을 느낀다.
"아, 그런가. 추운 것 같아서 담요를 덮어준 건데 두 장은 많았나보군. 미안하다"
"으응, 괜찮아. ……아, 그……"
아, 떨어져 버렸다. 조금 유감……이라니, 뭐가 유감이야, 나!
역시 좋아하는, 걸까.
"……크리스티나"
"뭐, 뭐야 ……아니 티나를 붙이지 마"
제대로 이름으로 불러. 조금 전은 불러준 주제에.
"침흘렸다"
"후엣?! 위, 아, 읏?"
"새로운 컵라면 꿈이라도 꿨나? 조수의 식탐은 마유리에게도 뒤지지 않으니까"
"이……이, 여자에게 그런 말 하지 마! 바보야!? 죽어(死ぬ)!? 아니, 죽어(氏ね)!"
그대로 짐을 들고 레버러토리에서 나온다.
이제! 이제! 전언철회다!!
저런 녀석을 좋아할 리 없어!!
방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보니 그 녀석으로부터 몇 번이나 전화가 와있었다.
하지만 절대로 다시 걸어주지 않으며 또한 걸려 와도 받지 않는다.
적어도, 오늘은.
땀을 흘리고, 침대에 몸을 내던진다.
머리도 차가워졌고, 오늘 그 녀석이 말한 것을 한번 더 차분히 생각해 보자.
어차피 해답은 나오지 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여겨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 녀석. 내 기분.
전화를 받는 것은 그 때 해도 늦지 않겠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