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가을 바람이 기분 좋은 어느 날의 일이었다. 나는 레버러토리에서 책을 읽다가 무심코 앉아서 졸고 말았다. 전날 늦게까지 다음주에 할 예정인 강의 자료와 눈싸움을 했기에 수면 부족이었던 것도 있지만 살랑살랑 창으로부터 들어 오는 가을 바람이 나의 머리카락을, 뺨을 어루만져 가는 것이 기분 좋아서.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고 있다보니 나의 의식은 천천히 잠의 늪으로 떨어져 갔다. 잠시 후 체온이 내려가 조금 추워졌지만 그보다 이 꿈과 현실의 틈을 하늘거리는 쾌감을 좀 더 맛보고 싶었다.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일어나는 것이 아까워서 그대로 꾸벅꾸벅 졸고 있자 문득 바람이 멈추고 담요가 덮였다.부드러운 담요는 가을 바람에게 체온을 빼앗겨 차가워지기 시작한 나의 몸을 부드럽게 감싼다.누가 덮어준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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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슝" 개발실의 PC에 가서 다음 미래 가젯의 힌트가 될 것을 찾던 오카베 린타로는 거실에서 들려온 재채기를 향해 대답했다. "추우면 창문을 닫아도 된다고" "……" "크리스티나?" 대답없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며 거실 쪽으로 돌아보니 크리스가 소파에 앉은 채로 자고있었다.독서를 하던 중 수마를 이길 수 없었던 것일까, 책을 든 그대로다.여름의 더위가 진정되어 가을이 순조롭게 깊어지고 있는 요즘, 창문을 전부 열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자고 있다간 재채기 하나쯤은 나온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나, 그런 곳에서 자고 있으면 감기에 걸릴걸" 하지만 얘기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완전히 잠들었구만. 그러고 보니 어제도 늦게 잤다고 했던가' 이런, 하고 내뱉으며 창문을 닫고 살그머니 크리스의 손에서 책을 빼내 ..
Nightmare before Birthday 1.048596 2025.12.13 자기 전 혼자 시간을 독서로 보내고 있는데, 아내의 흰 팔이 뒤로부터 뻗어왔다. 「해피버스데이, 오카베」 「너도 오카베잖나, 크리스티나」 작은 손에 키스하고 가벼운 이야기를 돌려준다. 평소와 같은 부부의 장난. 「생일은 내일이다만? 성질 급하군」 「벌써 오늘이야」 시계를 확인하니, 확실히 자정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가… 벌써 이런 시간인가…」 오늘을―――34세의 생일을 맞이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었다. 1년 전――― 33세의 생일 파티. 나는 이미 반쯤 각오하고 있었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생일이다. 일찍이 다녀 왔던 어트랙터필드 α와 β. 영향을 주어야 하지 않는 서로 다른 어트랙터필드에서 나의 수명은 같았다. 서기 ..
Steins;Gate 애프터 스토리 (아마네) 하시다 스즈하 편 「부탁이야 오카린 아저씨, 내일 참관일 때만 내 아버지가 돼줘!」 한 카페에서 소녀의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 소리에 무슨 일인가 하고 카페의 손님이 일제히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 앞에는 머리카락을 땋아 양쪽으로 늘어뜨리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소녀. 그 소녀가 절하듯 두손을 모으곤 눈 앞의 백의를 입은 4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부탁을 하고 있었다. 남자는 주위의 손님이 자신들을 보고 있는 것에 깨닫고 당황하면서 소녀를 앉게 한 후 신문으로 얼굴을 숨긴다. 흥미를 잃은 손님들은 고개를 원래대로 되돌려 중단했던 회화나 식사를 재개한다. 남자는 자신들에게 향하던 시선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신문지를 정리하고 한숨을 내쉬..
「이것이,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야」 그 순간, 나는 없어진 여름의 3주간을 생각해 냈다. 「해피 버스 데이, 크리스티나」「티나라고 하지 마. 껴안지 마. 애들 아직 깨있으니까」「벌써 침대 안이다만」 나의 33번째 생일 파티――가족과의 조그만――도 끝나고, 지금은 부부 둘만의 시간. 기적적인 재회로부터 15년. 우리는 결혼했고, 자식도 태어났고, 행복해―― 그렇지만 요즘 오카베의 모습이 이상하다. 아니, 원래 「별난 사람」「괴짜」「중2」「오타쿠」의 이명이 나타내는 그대로 이상한 사람이었지만, 올해들어 특히 이상해졌다. 임박한 듯한, 그러나 어딘가 단념한 듯한 표정이, 오래된 기억을 상기시킨다. 마유리를 돕고 싶어서, 나를 단념하고 싶지 않아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발버둥쳐 싸운 그의 모습이 소생한다.아무..
mai-net.net에서 연재되었던 슈타인즈 게이트 2차 창작 소설입니다. 뜨겁다.양손이 뜨겁다. 불타는 듯이.붉은 피다. 붉은 피다. "으으……아, 파…" 소녀가 신음한다. 그 몸에서부터 지금 더욱 붉은 피가 흘러넘쳐 떨어지고 있다.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찌른 상처로부터. "저기……나……죽는…걸까…" 그것은 의문형의 말이었지만 소녀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그러니까―― "……죽고 싶지……않아…" 그 말은, 너무나 무겁고. "이런……마지막……싫어……" 그 말은, 너무나 깊고. "……도……와줘……" 나의 가슴에 새겨진다. "……도……와……" 죽음에 이를, 그 때까지 ◆◆◆ "……카베……씨, 오카베 씨…!" "으……?" 누군가로부터 어깨를 강하게 흔들어져서, 억지로 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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